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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내 마음대로 감상평] 영화 “레옹” (Leon)

이 영화에 손을 대기까지 꽤나 시간이 걸렸다.

나름의 변명을 해보자면 첫째, 나의 고질적인 영화 편식 이고 둘째, 13살 꼬마여자아이와 나이든 아저씨의 사랑이야기가 로리타 콤플렉스 같은 느낌을 줘서.

1994년도의 영화라고 하기엔 꽤나 세련된 분위기에 패션, 색감이 레옹의 특징이지만 내가 압도된 것은 당연 감정선이다. 이 영화에 가장 많이 붙는 수식어는 슬픈 "멜로" 액션이다. 나는 이 표현이 조금은 불편하면서도 찝찝했다.

 

 

"그들이 한 것은 멜로인가?"



라고 묻기 위해선 일단 "사랑"의 정의부터 다시 세워야한다. 가족이라는 이름의 사랑, 연인 간의 사랑, 인도적 차원에서의 사랑등 많은 의미가 있지만 여기서 보여준 사랑은 목숨을 내놓을 정도의 행동을 하게 만든 복잡 미묘한 감정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분명 레옹과 마틸다는 서로를 사랑했다. 그게 꼭 남녀간의 섹슈얼한 의미를 제하고서라도 피붙이 사이에서 느껴지는 애틋함, 서로에 대한 존경 그리고 연민, 다른 사람들에게는 느끼지 않는 그 무언가의 감정이었던것이다.그들은 서로의 목숨을 지키기 위한 터치 외엔 불편한 스킨십은 하지 않았다. 가끔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자신의 머리통을 내놓는 과도한 액션 외엔 적절한 선을 지키면서 서로를 위했다. 사실 상 마틸다는 사랑을 받아본 적도, 사랑을 해본 적도 없는 어린 아이였고 레옹 또한 과거 여자친구는 있었지만 19살이라는 나이에 그녀를 잃고 살인 청부업자로 돌아온 이후에 그 감정은 거의 희미했을 것이다. 결국 사랑이 무엇인지, 꼭 그것이 사랑이 아니더라도 상대방을 생각하는 감정이 어색하고 서툰 그들에게 서로는 좋은 친구이자 가족이자 연인과도 같은 느낌을 자아냈다. 사랑도 해본 사람이 할 수 있다. 라는 문장을 철저하게 무시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작품이었다.

레옹이라는 영화가 19세 판정을 내릴정도로 잔인할 필요가 있었는지 계속 생각해보앗는데, 아주 적절했던 것 같다. 사람이 저지르고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배경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난 작은 풀꽃같은 그들의 순수한 감정이 대조를 이뤘기에 비로소 영화가 더 아름다웠던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