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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내 마음대로 감상평] 영화 "클로저"(closer)

"Hello, Stranger. (안녕, 낯선사람)"

 

이라는 대사로 유명한 클로저를 드디어 보게되었다. 흔한 네 남녀의 사랑이야기일 것이라는 나의 예상을 보기 좋게 무시당한 포인트는 “흔한(common)” 이라는 단어에서 오는 가벼움이다.  드라마에서 네 남녀가 나오면 보통 예상할 수 있는 스토리 라인이 있는데 이 영화는 그걸 기대하는 나에게 실소를 보냈다. 입체적인 인물들, 그리고 이에 따른 예상할 수 없는 스토리라인과 대사, 관객의 상상력을 돋구는 편집 구성 등은 내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진실과 거짓, 그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에 대해 이 영화는 많은 질문을 던진다. 수많은 감정선 속의 진실은 대체 어디에 있었고, 진실을 말하지 않는 것이 과연 거짓이라고 할 수 있는지? 거짓이 누군가에겐 진실이었고, 진실이 누군가에게 거짓일 때 그 것이 꼭 사랑이 아니었다고는 말할 수 없다.

 

"Where is this love?"

 

 볼 수도, 만질 수도, 느낄수도 없는, 형태가 없는 이 사랑이라는 감정에 우리가 무언가를 규정할 수 있을까.  모든 사람들이 생각하는 사랑은 다 다르다. 그것이 육체적인 사랑이 될 수도 있고, 정신적인 사랑이 될 수도 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느끼는 사랑과 내가 느끼는 사랑의 간극이다.


 예를 들어, 진실이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거짓이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만났을 때 서로를 비난하게 된다면 처음부터 그건 사랑이 아니었을 것이다. 사랑인 척 하는 것이지. 결국 주인공들 모두 내가 하는게 true love야 라고 하지만 그게 진짜였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Feat.BTS - Fake love)

 이 주제에 가장 많은 생각을 하게 된 캐릭터는 앨리스이다.  그녀는 진실에 대한 두려움(혹은 실소) 과 거짓에 대한 신뢰로 가면을 쓰고 살아야했다. 있는 힘껏 외치는 진실은 상대에게 거짓으로 다가갔고, 거짓을 말하면 진실을 내놓으라고 종용 당했다. 온전한 그녀의 삶을 살 수 있었을 때는 언제였을까. (무엇이 온전한 삶인지 규정짓는 것 조차도 잘못된 것이지만) 그렇기에 그녀는 거짓된 삶을 살기로 결심했는지도 모른다. 가짜에 열광하는 사람들을 보며 비웃고, 진짜엔 눈물을 흘렸던 앨리스가 가장 눈에 밟히고 가여웠다.

이외에도, 

댄은,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사랑했다고 생각했던 사람의 진짜 이름조차 몰랐고
안나는,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감정에 솔직하고자 했지만 결국엔 도피했고,
래리는, 부와 명예를 가졌지만 한 남자에 대한 복수심과 피해의식으로 가득차 끝까지 이성적이지 못했다.

진실과 거짓을 비롯한 사랑, 질투, 비난이 모두 난무해 흙탕물 같았지만 결국 이제 현실이고 진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 찝찝하면서도 나도 그렇진 않았는지(않은지) 반문해본다.

모두 솔직한 척하며 다가가서 호감을 얻지만 그 말에 속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결국 그게 진짜인지 아닌지 구분하려는 노력보단 현재의 본인의 감정에 충실한 게 좋은 것 같다. 그 누군가는 그게 맞을 것이고, 그게 아니면 빨리 포기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래서 여기에 있는 모든 캐릭터들이 처음엔 이상하다가도 (strange), 점점 가깝게 느껴지는 것(close) 같다.
        
다시 한 번 이 영화를 보게 된다면 또 다른 기분일 것 같다. 그 땐 또 어떤 부분에 감탄하게 될 지 기대된다.